장주은P, 김혜빈, 이강협, 강은수, 손동찬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포천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꿀풀과(Lamiaceae) 긴병꽃풀속(Glechoma)에 긴병꽃풀[G. longituba (Nakai) Kuprian.] 1종만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해 Glechoma grandis (A.Gray) Kuprian.가 제주도 일대에서 자생함이 확인되었다. 이 분류군은 국제 식물명 데이터베이스들 상에서 대체로 독립된 종으로 취급되며 일본, 중국 동남부 및 대만에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왔다. 반면 일본·대만 등 일부 국가의 분류 처리에서는 이를 G. hederacea의 아종 또는 변종으로 처리해 왔다. 국내 문헌에서도 해당 분류군에 대한 인식은 혼재되어 왔다. 『조선식물향명집』(1937)에서는 긴병꽃풀의 학명을 G. hederacea var. longituba로 기록하였다. 이후 『한국쌍자엽식물지』(1974)는 우리나라에 덩굴광대수염에 해당하는 분류군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를 G. hederacea var. grandis로 처리하는 한편, 꽃부리가 긴 개체를 G. hederacea var. longituba로 별도로 표기하였다. 그러나 두 분류군의 경계를 명확히 검증하기보다는 동일종으로 간주하는 통합적 견해를 제시하였고, 이후 국내에서는 이러한 구분이 충분한 재검토 없이 통합되면서 결과적으로 긴병꽃풀 1종만 분포하는 것으로 오인되어 온 측면이 있다. 현지 조사 결과, 제주도 집단은 꽃받침 열편 선단부의 형태와 소포의 상대적인 길이 등에서 긴병꽃풀(G. longituba)과 형태적으로 구분되는 특징을 보였다. 또한 한국·일본·중국에서 수집한 40집단 48개체를 대상으로 nrITS 계통분석을 수행한 결과, 제주도 집단은 일본산 G. grandis 개체군과 가까운 계통적 관계를 형성하였으며, G. longituba 집단과는 별도의 계통군으로 분리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에서 기존에 G. longituba만 분포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한국쌍자엽식물지』에서 언급된 덩굴광대수염(G. grandis)이 국내에 실존할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다만 현재 확인된 국내 표본과 집단이 제한적이므로, 향후 내륙 지역을 포함한 추가 조사와 표본 축적을 통해 국내 분포 범위와 종 경계를 정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