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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손봉숙 입니다.
지난 5월30일자로 제17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의원회관 844호실이 배정되었습니다. 새로 책상이랑 책꽂이 등 집기가 들어오고 사무실 정리로 어수선했습니다. 15년여 몸담고 있던 연구소(한국여성정치연구소)를 신임 소장에게 인계하고 제 자료와 책들을 날라 왔습니다. 이런 잡다한 일들조차도 6.5 재보궐 선거가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전남지사가 당선되자 힘이 솟아 단숨에 사무실 정리도 끝이 났습니다. 이제 정신을 가다듬고 때 늦은 인사를 드립니다. 그간의 게으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6월5일 개원을 했습니다. 막강 두 여,야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오전 10시에 시작한다더니 결국 밤 10시에서야 회의가 열렸습니다. 12시간을 기다리면서 초선의원으로서의 신고식을 호되게 한 셈입니다. 국회의장은 선출했지만 부의장은 선출하지 못했습니다. 당리당략 때문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6월7일 오전10시 개원식이 있었습니다. 299명의 의원들은 오른손을 들고 의장의 선창에 따라 엄숙히 선서를 했습니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2004년 6월 7일 국회의원 손 봉 숙>”
그렇습니다. 뭔가 풀리지 않을 때, 좋은 생각이 안 날 때, 이럴까, 저럴까 판단이 안 설 때, 저는 제가 서명하고 선서한 이 선언문을 다시 읽으면서 자세를 가다듬겠습니다.
뒤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개원 축사가 있었습니다. 모두 일어서서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연설은 우리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여전히 편을 가르는 대통령 특유의 이분법이 적용되었습니다. 제헌국회부터 16대 국회까지를 한마디로 폄하했습니다. 그리고 17대 국회만이 진정한 민의로 선출된 국민의 국회라고 하시더군요.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지난 시절 우리의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국회였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 역사성을 전면 부정할 생각은 더더구나 없습니다. 우리 경제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도 걱정스러웠습니다. 적어도 국회에서 연설을 하신다면 여,야의원 모두로부터 박수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후 2시부터 속개된다던 회의는 5시가 되어서야 다시 열렸습니다. 의장께서는 부의장 선출을 한다면서 곧 바로 방망이를 두드리시더군요. 투표를 개시한다고 호명을 시작했습니다. 황당한 것은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들은 누가 후보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적어도 후보가 누구인지는 알려줘야 하지 않느냐는 저희들의 항의에 국회의 관행상 후보를 알리지 않고 투표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부의장 선거에 불참을 했습니다. 부의장으로 당선되신 두 분은 제가 평소에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절차상의 항의표시로 투표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첫날부터 제가 원하지 않는 투표기록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5분 자유발언을 신청하여 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 내용의 전문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 있습니다. 한번 읽어 봐 주시기 바랍니다.
시민사회에 있을 때도 무척 바삐 지냈었습니다. 그런데 좀 더 바빠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민주당 의원수가 적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른 당에서는 100명이 분담해서 할 일들을 저희들은 9명이 나누어 해야 하니 말 그대로 1인10역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TV토론에 너무 자주 나오는 것 아니냐고 충고를 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우리 당은 나갈 사람들이 많지 않은데다 제안을 해 왔을 때 안 나가면 민주당은 영원히 사라지기 때문에 부를 때마다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일들이 겹쳐 저를 더 바쁘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정치를 시민운동식(?)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시민사회에서는 일이 터지면 이것 저것 안 가리고, 이때 저때 안 가리고 닥치는 대로 뛰어듭니다. 지금도 그런 식으로 뛰고 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약인 것 같습니다. 이제 사무실 정리도 완벽하게 마쳤습니다. 보좌진도 마음에 꼭 드는 사람들로 인선을 완료했습니다. 민주당도 보선의 승리로 생동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방문 손님들도 크게 늘어서 제가 일일이 답 글 다느라 잠이 부족할 지경입니다. 이제 열심히 뛸 일만 남았습니다. 저를 믿고 지지를 아끼지 않는 후원자님들의 기대로 어깨가 무겁습니다만 묵직하게 등에 지고 힘껏 달리겠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함께 달려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4년 6월 11일 국회의원 손봉숙

